디지털 자산 유언 설계사: 가상 자산 시대의 새로운 상속 전문가
1. 디지털 유산의 정의와 증가 ― '눈에 보이지 않는 재산'의 등장
디지털 자산 유언 설계사(Digital Asset Will Architect)는 현대인이 보유한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사후 처리를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직업이다. 과거에는 재산이라 하면 부동산, 예금, 현금 등 물리적 자산이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암호화폐, NFT, 클라우드 데이터, 소셜 미디어 계정, 온라인 게임 재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재산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소유권이 명확한 디지털 자산이 법적 상속 대상이 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하는 직업군이 필요해졌다. 디지털 자산은 일반적인 유언장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해당 플랫폼의 정책, 국가 간 법률 차이, 계정 접근 권한 등에 대한 복합적 고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 유언 설계사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2. 주요 역할과 서비스 구성 ― '디지털 유언장'을 설계하는 법률+기술 융합 전문가
디지털 자산 유언 설계사는 단순히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다. 먼저, 의뢰인이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파악하고, 각각의 자산에 대한 플랫폼별 규정을 분석한 후,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 형태로 변환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지갑의 프라이빗 키 관리, NFT 소유권 이전, 클라우드 저장 문서의 접근 권한 설정, SNS 계정의 기념 계정 전환 등 디지털 사후 관리 업무를 설계한다. 이 과정에는 암호 기술, 사이버 보안 지식,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이해와 더불어, 상속법 및 개인정보 보호법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일부 설계사들은 '디지털 사후 관리자(Death Tech Manager)'로 활동하며, 생전부터 클라이언트의 디지털 생애주기를 관리하고 자동화를 통한 자산 이전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한다.
3. 진출 분야와 요구 역량 ― 법률, 블록체인, 사이버보안의 융합 전문가
디지털 자산 유언 설계사는 현재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서 활동 중이며, 로펌, 디지털 자산 관리 스타트업, 사후관리 전문 기업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진출 가능한 분야는 디지털 상속 전문 로펌, 블록체인 기반 보안 솔루션 기업, 가상 자산 플랫폼,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리 기업 등이다. 이 직업을 수행하기 위해선 △국가별 디지털 상속법 이해 △암호화폐 및 NFT 자산 구조 △클라우드 시스템의 데이터 보관/이전 기술 △보안 인증 체계 △유언 공증 기술 등을 학습해야 한다. 또한 고객의 사적 데이터를 다루므로 높은 윤리의식과 프라이버시 보호 능력도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메타버스·블록체인 관련 시장 확대와 함께 곧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4. 향후 전망과 사회적 가치 ― 디지털 생애 설계 시장의 중심으로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산 상속 분쟁이 늘어날 것이며, 이에 대한 법적·기술적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디지털 상속 법률 가이드라인'(Revised Uniform Fiduciary Access to Digital Assets Act, RUFADAA)이 시행되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도 관련 법안을 정비 중이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서 평생을 보내는 세대이기 때문에, 향후 모든 재산 설계와 유언 작성의 중심이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자산 유언 설계사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모두 데이터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재산 이전이 아닌, 삶의 흔적과 기억, 정체성을 함께 설계하는 고차원의 직업군으로 발전할 것이다.